원종이 일뽕을 적나라하게 깠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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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채만식의 치숙을 조선판 아큐정전이라고 봄.
치숙의 1인칭 화자는 일본인 점포에서 일하면서 일본인이 되고 싶은 조선인 소년이고 이 소년의 입을 빌려서 사회주의 독립운동을 하는 삼촌을 까는 게 치숙의 스토리임.
즉 제목을 풀이하자면 "나의 부끄러운 삼촌에 대해서..." 정도임.
이 소년은 감옥에 갔다가 병들어서 나온 삼촌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숙모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무려 남편이 버젓이 살아 있음에도(그 남편이 비록 사회주의 모더니즘빠라서 구시대적 결혼으로 묶인 숙모를 한때 한대한 적이 있긴 해도...) 자기가 일하는 점포의 일본인 주인과 결혼시키려고 하는 당시 기준으로는 폐륜적인 놈으로 묘사함.
그리고 이 소년의 말초적인 성격으로 조선 잡지와 일본 잡지를 비교하면서 조선 잡지는 까고 일본 잡지는 숭배하면서 하는 대사 중에 "조선 잡지에는 망가(만화)가 없어서 읽는 맛이 없지만 일본 잡지에는 재밌는 망가가 빽빽하게 있어서 유익하고 읽기 쉽다."면서 극찬하는 걸로 드러냄.
나는 이부분을 읽으면서 "와 씨벌 저때도 원종이는 하는 말이나 짓이 똑같았네..."라고 감탄함.
저 소설에서 화자는 자기가 대학 나온 삼촌보다 더 똑똑하고 현명하다고 주장하는데 이건 마치 아큐정전에서 아큐의 머리속을 보는 기분임.
아마 저 소설이 발표 되었던 식민지화가 고착화 되던 1930년대의 조선 지식인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아마 저 화자의 추한 모습과 자기가 다를 게 없다면서 자괴감이 들었을 것임. 차라리 그런 자괴감이 들었다면 양심적인 사람이었을 것임.
화자에 동감하면서 자기 선택과 인생이 옳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은....
21세기에도 여전히 그런 인간들이 반도 땅에서 나온다는 게 웃긴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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