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이 일뽕을 적나라하게 깠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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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5 발로그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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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채만식의 치숙을 조선판 아큐정전이라고 봄.

 

치숙의 1인칭 화자는 일본인 점포에서 일하면서 일본인이 되고 싶은 조선인 소년이고 이 소년의 입을 빌려서 사회주의 독립운동을 하는 삼촌을 까는 게 치숙의 스토리임.

 

즉 제목을 풀이하자면 "나의 부끄러운 삼촌에 대해서..." 정도임.

 

이 소년은 감옥에 갔다가 병들어서 나온 삼촌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숙모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무려 남편이 버젓이 살아 있음에도(그 남편이 비록 사회주의 모더니즘빠라서 구시대적 결혼으로 묶인 숙모를 한때 한대한 적이 있긴 해도...) 자기가 일하는 점포의 일본인 주인과 결혼시키려고 하는 당시 기준으로는 폐륜적인 놈으로 묘사함.

 

그리고 이 소년의 말초적인 성격으로 조선 잡지와 일본 잡지를 비교하면서 조선 잡지는 까고 일본 잡지는 숭배하면서 하는 대사 중에 "조선 잡지에는 망가(만화)가 없어서 읽는 맛이 없지만 일본 잡지에는 재밌는 망가가 빽빽하게 있어서 유익하고 읽기 쉽다."면서 극찬하는 걸로 드러냄.

 

나는 이부분을 읽으면서 "와 씨벌 저때도 원종이는 하는 말이나 짓이 똑같았네..."라고 감탄함.

 

저 소설에서 화자는 자기가 대학 나온 삼촌보다 더 똑똑하고 현명하다고 주장하는데 이건 마치 아큐정전에서 아큐의 머리속을 보는 기분임.

 

아마 저 소설이 발표 되었던 식민지화가 고착화 되던 1930년대의 조선 지식인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아마 저 화자의 추한 모습과 자기가 다를 게 없다면서 자괴감이 들었을 것임. 차라리 그런 자괴감이 들었다면 양심적인 사람이었을 것임.

 

화자에 동감하면서 자기 선택과 인생이 옳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은....

 

21세기에도 여전히 그런 인간들이 반도 땅에서 나온다는 게 웃긴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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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로스케빌런님의 댓글

  • 27 로스케빌런
  • 작성일
그나마 저땐 명명백백히 일본령 조선보다 본토 일본이 사회경제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으니 원종이가 생길만한 이유라도 알 것 같은데, 지금 21세기에 들어서서는 삶의 질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거의 비슷하고 거의 비슷하게 수렴해가는데도 일본을 마치 80년대 버블경제가 영원히 지속되는 꿈과 희망의 이상향이라 생각하던지, 아니면 그냥 한국이 싫어서 별 생각없는 일본을 끌어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도쿄피에스타님의 댓글

  • 57 도쿄피에스타
  • 작성일
원종이가 보는 이상적인 일본은 찬란한 그시절 애니에 멈춰 있다구

lpoql님의 댓글

  • 71 lpoql
  • 작성일
솔직히 식민지시절에 태어난 어린애들이 식민지를 벗어나서 본토로 간다 본토좋아 이런건 이해가 되거든? 문제는 지금은 독립된 시기고 원종이들이 형성되는게 그냥 신기함. 그냥 일본좋아 이런것도 아니고

klsos님의 댓글

  • 35 klsos
  • 작성일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니까 한국인들을 지배했던 일본에 감정이입하면서 대리만족 얻는거임

민찌미추리삼겹살님의 댓글

  • 16 민찌미추리삼겹살
  • 작성일
사실 저 주인공을 그냥 원종이라고 까긴 뭐한게 고모가 어릴 때 자기 길러줬으니 꼬박 꼬박 도움도 주는 인간임. 저 고모부는 사회주의 운동하다가 신여성 만나서 고모 차버리고 첩이랑 살다가 다시 고모한테 들러붙었고

민찌미추리삼겹살님의 댓글

  • 16 민찌미추리삼겹살
  • 작성일
주인공이 자기한테 잘대해주는 일본인만 만나서 친일을 하는 건 본인의 한계이자, 소설 속에서 돌려까는 부분이지만, 적어도 고모부를 까는 부분에선 틀린 말한게 없음. 고모부는 버러지 새끼가 맞아서

도쿄피에스타님의 댓글

  • 57 도쿄피에스타
  • 작성일
또다른 작품인 레이메이드의 인생 보면 마치 100년뒤 한국 모습또 보여주더라청년들은 좋은 직장이 없고 어른들은 창업하거나 농촌으로 내려가라고 하는 모습보면 ㅋㅋ

낙타사냥꾼님의 댓글

  • 17 낙타사냥꾼
  • 작성일
독후감을 왜 유개에?

ers133님의 댓글

  • 48 ers133
  • 작성일
아가리 애국이나 걍 일본의 ㅇ만보여도 발작하는 사람도 참 이해 안되기는 하지만역시 제일 이상하고 제일 자주보이는건 일뽕이지..중뽕은 나오면 두드려맞는 경우 많아서 퇴치 잘되고 잘 안보이는데일뽕은 계속 생산되더라

MS08소대님의 댓글

  • 16 MS08소대
  • 작성일
치숙을 조선판 아Q정전이라고 보는 해석은 꽤 재미있다고 봄다만 화자를 단순히 "일본을 좋아하는 멍청한 친일파"로만 보면채만식이 이 작품에서 노린 풍자가 오히려 좁아지는 것 같음화자는 일본인 주인 밑에서 일하고 일본식 생활과 소비문화를 동경하면서 자신이 현실적이고 똑똑하다고 생각하지만정작 그 판단 기준 자체가 식민지 사회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제한된 경험과 이해관계에 묶여 있음그래서 독자는 화자가 삼촌을 비웃는 말을 따라가면서오히려 화자 자신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편협한지를 보게 되는 구조라고 생각함특히 고모부 문제는 조금 구분해서 봐야 함화자가 고모부의 사회주의나 독립운동을 싫어한다고 해서 그 비판이 전부 틀린 것은 아니고실제로 고모부의 여성관이나 결혼생활에서 비판받을 만한 행동도 있음즉 화자가 하는 모든 말이 틀렸기 때문에 풍자가 성립하는 게 아니라일부는 맞는 말을 하는 인간이 더 그럴듯한 논리로친일적 가치관까지 받아들이는 과정 자체가 풍자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음그래서 이 작품을 지금의 원종단 새끼들과 연결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지만1930년대 식민지 조선의 화자와 21세기의 일본 추종자를 완전히 같은 인간형이라고 보는 건 무리임당시에는 실제로 일본이 식민지 조선보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우위에 있었고일본식 근대화와 소비문화가 현실적인 매력을 가진 것도 사실임반면 지금은 독립된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면서 일본을 무조건 더 선진적이고 이상적인 사회로 보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임오히려 채만식의 풍자가 지금도 의미가 있는 지점은자기가 속한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자신이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믿는 인간의 모습이라고 생각함일본이든 미국이든 한국이든 어느 나라를 무조건 숭배하는 태도 자체가 문제인 거지결국 100년 전에도 원종이가 있었다 정도의 밈으로 소비하면 재밌지만작품 자체는 단순한 친일파 조롱보다는 식민지 사회에서 형성된 열등감과 자기합리화그리고 그걸 통해 자신의 판단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믿는 인간을 풍자한 작품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