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에서 4년간 청소를 한 사람 이야기 (혐오스러운 에피소드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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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사실 나임. 처음 들어올땐 1년은 해야죠? 하고 퇴직금 받고 다른데 갈 생각도 있었는데 취업시장이 점점 얼어붙고 반대급부로 여기가 여건이 점점 좋아지면서 다른데 갈 이유가 별로 없어졌음.. 지금은 이 곳에 뼈를 묻고 일 할 생각임
여튼 다른 곳도 아니고 역에서 청소를 하면 이런저런 사람을 많이 보게 됨. 요 며칠 개드립에서 핫했던 코스프레 사람들도 행사 있으면 화장실에서 화장한다고 정신팔려서 청소해야하는데 안비켜줌 솔직히 기분이 좋진 않은데 거따대고 직접 말은 못하니 그냥 여기다 대나무숲처럼 말함
어쨌든 기억에 남는 몇 사람들 이야기를 좀 적어보면
1. 40대 초 노숙자 아저씨
이 아저씨는 역 오픈하자마자 들어와서 역 문닫기 전까지 벤치 위에 누워서 조용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공기계로 인방을 보는 것 같았음.
노숙하는 사람 치고 냄새도 안났고 솔직히 이 아저씨가 쓰레기통에 음식 있는건 전부 주워 먹어서 커피 쓰레기가 많이 줄어서 청소하기도 좋았음
하도 자주 보니까 언제 한 번 빵도 사주고 그랬는데 그렇게 내심 정들었던 이 아저씨는 고객이 흘리고 간 휴대폰을 훔치고 타의로 역을 떠난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음. 노숙자 치고는 나름 매너(?)있는 사람이어서 가끔 생각남
2. 오줌먹는 떙중 할아버지
이 할아버지는 승복을 입고 대머리 빡빡 깎고 다니는 아저씨인데 왜인지는 몰라도 세면대 위로 쥬지를 꺼내서 준비해온 컵에 직접 오줌을 받아 마셨음
오줌을 받아 먹는건 뭐 사실 문제가 안됨(누군가 본다고 한들 그건 이 할아버지의 일탈이니까) 근데 이 할아버지는 맨날 오줌받은 컵을 헹구고 그 물을 바닥에 휙 버리고 감 그건 문제가 됨(그 물 청소도 해야하고 혹여나 나나 다른 청소직원이 보기 전에 다른 사람이 그 물을 밟고 미끄러지면 큰일남..)
좋은 말로 타일러도 보고.. 하지 말라고 주의도 줘봤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자 그 할아버지 나가는거 보자마자 뛰쳐가서 소리지르면서 개지랄을 한번 떠니까 그 뒤로 내 눈치 보고 나 있을땐 오줌 잘 안 먹음.. 이 일을 하면서 노인에 대한 혐오감이 점점 늘어가는데 이 할아버지가 지분 50%는 있음
3. 가끔씩 스위치가 눌리는 노숙자 아줌마
사실 정확히 몇 살인지는 잘 모르겠음. 아마 나보다는 많을듯? 이 아줌마는 요즘도 자주 오는데 7월 초까지는 패딩조끼를 입고 오더니 이제는 도저히 안되겠는지 조끼는 벗고 옴
여튼 이 아줌마는 1번의 아저씨처럼 벤치 하나를 차지하고 그 위에 누워 자는게 아니라 벤치에 앉아서 고개를 꼬라박고 그러고 잠.. 돈은 어디서 받아오는건지 벌어오는건진 몰라도 1번 아저씨처럼 쓰레기통 음식을 주워먹진 않고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먹음. 이 아줌마는 가끔씩 스위치가 눌리는데 그 기폭장치가 뭔지는 아직 모르겠음. 근데 그 기폭장치가 눌리면 소리를 고래고래 지름. 대충 내용은 나를 감시하는 너희들이 잘 될줄 아느냐 뭐 그런 얘기인데 아마 조현병이 있으신 것 같음.
4. https://www.dogdrip.net/482497431 어떤 사람인지는 링크 안에 있는데 내용이 많이 혐오스러움
얘때문에 정신병 심해져서 소장이랑 싸움까지 했음. 얘때문에 정신병 걸려서 정신과도 다니고 있다고(실제로 불안 약을 받아 먹었음) 근무지 좀 옮겨달랬는데 안 옮겨주더라. 집 가까운데로 옮기려고 뺑끼쓰는거 아니냐고 하는데 큰소리가 안나올수가없었음 여튼 얘는 내가 근무지를 옮긴 곳에도 나타나는데 다른 역 사람들한테 물어보니까 다니는 루트가 있는지 다니는 역만 다니는 것 같음
5. 청소아줌마 돈 뜯어먹다 걸려서 짤린 소장님
길게 설명하긴 그렇고 이 사람 짤리고 나서 몇 명 정직도 당하고 진짜 여파가 컸음.. 지금 생각해도 어딜 뜯어먹을게 없어서 한달 180 190 버는 청소아줌마들 돈을 뜯어먹는지 인간이 못됐다 싶은데 받던 공무원 연금 반절 날렸다는 근황만 들었음
그 외에 아침 6시마다 와서 세면대에서 씻고가는 노숙자 할아버지(냄새 많이남)도 기억에 남는데 우리 청소 시간이 언제인지 다 파악을 하고있어서 그거보다 일찍 내려가면 진심으로 짜증냄. 그리고 의외로 많이 마주치는 역무실 직원들은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몇 없는데 역무실 직원분들은 워낙 자리가 자주 바뀌어서 익숙해질라치면 떠나고 빠르면 막 몇달도 안되서 휙휙 가버리니 얼굴 기억할 새도 없음. 사실 역무실 직원도 뭐 우리 기억이나 하겠나 싶어서 쌤쌤이라 생각해용
개인적으로 이 일자리를 하면서 재밌는게 있다면 내가 30대 초반이다보니 후임이 들어와도 무조건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받게 되는데 지금은 우리 엄마보다 6살 많은 후임을 받게 되어서 열심히 일을 가르치고 있음.. 그 전엔 후임이 들어와도 어디 다른 역에서 일 해본 사람들이라 일을 가르쳐본 경험이 없는데 생 초보 후임을 받아본건 처음이라 내가 일을 가르치고 시키는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데 이것도 언젠간 익숙해지지 않을까 싶음
마지막으로 이 일에 관심이 있다면 우리 회사보단 주말 다 쉬는 주 5일제 하는 공기업을 우선으로 노려보길 추천하고 이 일은 어딜가든 급여가 최저에 준하므로 사회에서 펼쳐주는 마지막 안전그물같은 직장이지 여기서 돈벌어서 가정 꾸릴거야! 이건 좀 힘들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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