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페미니즘의 죽음…한 스타 페미니스트의 자기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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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 기여운걸조아하는사람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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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디 웨스트, 한 시대의 부고장을 쓰다

 

-헬렌 루이스 디 애틀랜틱 칼럼니스트

 

https://www.theatlantic.com/ideas/2026/03/lindy-west-millennial-feminism/686488/

 

 

 

린디 웨스트는 우리 세대에서 가장 성공한 페미니스트 작가다. 온라인 매체 '제제벨(Jezebel)'의 전성기를 이끌며 날 선 비판과 고백적 글쓰기로 이름을 날렸다. 영화 '러브 액추얼리'를 향한 독설부터 '뚱뚱하고 시끄러운 여자'라는 비하적 수식어를 역으로 이용한 당당함까지, 그녀가 입을 열면 여성들은 열광했다.

 

그런 그녀가 내놓은 새 회고록 '성인의 치아교정(Adult Braces)'은 단순한 개인사를 넘어선다. 이 책은 한 시대를 풍미한 '밀레니얼 페미니즘'의 묘비명이다. 트위터의 냉소, 도덕적 결벽증, 비만 긍정 운동, 그리고 정체성 정치를 이용한 얄팍한 기교들이 뒤섞인 과거를 돌아보는 일은 기사에 "맙소사!"라고 써도 용인되던 시절을 회상하는 것처럼 생경하다.

 

웨스트는 밀레니얼 작가로서 정점에 올랐다. 시애틀의 대안 주간지 블로거에서 시작해 '가디언'칼럼니스트를 거쳐 베스트셀러 작가와 TV 시리즈 제작자까지 성공 가도를 달렸다. 악플에 시달리다 트위터를 떠나면서도 "나는 마녀이고 당신들을 사냥하러 왔다"고 일갈하며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 2015년 멋진 뮤지션과 결혼하며 "내 결혼식은 완벽했고, 나는 식 내내 뚱뚱했다"고 선언했을 때, 그녀는 모든 것을 가진 여성의 상징과도 같았다.

 

하지만 이번 신작은 그동안 포장됐던 진실의 이면을 드러낸다. 첫째, 그녀가 누린 공적인 삶은 사실 처절한 상처로 얼룩져 있었다. 살해 협박은 인격 수양의 계기가 아닌 실존적 고통이었다. TV 시리즈 제작 현장에서 그녀는 철저히 소외됐고, 자신의 비만은 즐거운 식욕의 산물이 아니라 깊은 우울의 증거였다. 그녀는 "가장 슬플 때 내 몸집은 가장 커졌다"고 고백한다.

 

가장 완벽해 보였던 연인 관계도 허구였다. 과거 에세이에서 묘사한 '새벽의 로맨틱한 대화'는 사실 무너진 관계를 유지하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이었다. 불안을 쏟아내는 아내와 화를 내며 외면하는 남편만 있었을 뿐이다. 혼혈 남편은 "일부일처제는 소유의 시스템"이라며 다자연애(폴리아모리)를 강요했고, 웨스트는 백인 여성으로서의 부채감 때문에 이를 거부하지 못했다. 결국 남편은 비밀리에 다른 여성들을 만났고, 웨스트는 이를 수용하는 것이 진보적 의무라는 압박 속에 스스로를 '양성애자'로 재정의했다.

 

이 지점에서 독자는 위화감을 느낀다. 그녀의 고백은 용기 있는 선언이라기보다, 진보적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 자신마저 속이려 애쓰는 모습에 가깝다. "당사자의 목소리가 그 어떤 객관적 검증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그녀의 주장은 밀레니얼 세대의 만트라다. 하지만 이는 객관적 진실보다는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패키지를 사수하려는 고집으로 읽힌다.

 

수많은 여성이 밀레니얼 페미니즘과 결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운동은 초기에 해방감을 주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교조적인 규칙을 강요했다. 개인의 주관적 선언을 무비판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침묵의 규율은 점차 현실과 어긋나기 시작했다. 지난 5년간 개인의 자기 선언을 무비판적으로 존중하던 태도는 무너졌다. 우리는 "여성을 믿어라"라는 구호 아래 빈약하거나 명백히 정치화된 고발이 무사통과하는 것을 목격했다. 조 바이든을 성폭행으로 고발했다가 2023년 러시아 망명을 발표한 타라 리드가 대표적이다. 바디 포지티비티(비만 긍정)의 아이콘들이 기회만 생기면 비만치료제(GLP-1) 주사를 맞는 모습도 지켜봤다. 그들이 어떤 체형에서든 행복하고 건강하다고 느끼지 않았다는 증거다. 가수 리조 같은 이들은 GLP-1을 시도만 해봤을 뿐 실제로는 "정신력으로 살을 뺐다"고 주장한다. 그 말을 믿는 건 사기꾼에게 속는 격이다.

 

웨스트의 문체는 여전히 2010년대 중반에 갇혀 있다. 대문자와 느낌표를 남발하며 누군가를 "찌질한 개XX"이라 비난하는 방식은 이제 낡은 향수를 자극할 뿐이다. 그녀는 과거의 무자비한 블로거 시절을 부정하며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됐다"고 말하지만, 이는 결국 인터넷의 악의적인 공격으로부터 도망쳐 진보라는 안전한 요새로 후퇴한 것에 불과하다.

 

밀레니얼 페미니즘을 무너뜨린 것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그들이 세운 엄격한 도덕 규율과 실제 삶 사이의 괴리였다. 다자연애를 쿨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책 표지로 내세우는 부조화를 대중은 놓치지 않는다. 비만 수술을 비난하면서도 본인은 체중 감소에 안도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파산한 이데올로기의 단면이다.

 

이제 그 시대의 흔적은 희미하다. '제제벨'은 사라졌고, 정체성 정치에 열광하던 출판계의 열기도 식었다. 2014년 웨스트는 제제벨을 떠나며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 승리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정확히 9개월 후,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세상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헬렌 루이스는 정치, 사회, 디지털 문화에 대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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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추한남자님의 댓글

  • 30 추한남자
  • 작성일
이게 촌철살인이지..

yol님의 댓글

  • 26 yol
  • 작성일
극단적인 생각은 유행할 수 있지만 오래 남지 않는 거 같음

맛있는고구마님의 댓글

  • 25 맛있는고구마
  • 작성일
본인이 가장 도망치고 싶은 집단에게서만 위로를 얻을 수 있다는건 참 슬플 것 같음

핵대가리님의 댓글

  • 11 핵대가리
  • 작성일
잘됐구나정신병을 페미니즘이라고 지칭하고 지방이 뒤룩뒤룩찐 건강하지않은 몸뚱아리를 비만긍정이라는 새로운 단어까지 만들면서 틀리지 않았다고 자위하며 온갖 패배자들의 추앙(ㅋㅋ)는 다 받던 년이 결국 제 풀에 떨어져나갔네비정상을 정상이라고 포장하며 현실도피하던 것들을 서서히 받아들이니까 못참겠어? 하기 싫어? 신념이 아니라 같잖은 땡깡을 부린걸 끝까지 부고장이라고 포장하는거조차 역겹구나

YNS님의 댓글

  • 16 YNS
  • 작성일
페미는 정신병이지. 진짜 ㅅㅂ.. 아오, 또 생각해도 욕나오네

이혼님의 댓글

  • 74 이혼
  • 작성일
'혼혈 남편은 "일부일처제는 소유의 시스템"이라며 다자연애(폴리아모리)를 강요했고, 웨스트는 백인 여성으로서의 부채감 때문에 이를 거부하지 못했다.'이게 뭔 개소리여ㅋㅋㅋㅋ백인 여성의 부채감이 도대체 뭐길래지 남편의 병신같은 말을 수용하고 바람피는걸 허용해주냐?그냥 지가 병신같은 남자 만난거고, 지가 병신이어서 제대로 인간관계를 하지 못한걸백인여성이기 때문이라고 합리화를 시전하네 씹ㅋㅋㅋ

도동부리님의 댓글

  • 16 도동부리
  • 작성일
당연한 일이지메갈리즘이든 PC주의든 뭐든 마이크 잡고 떠들 땐 좋지근데 인생은 토크쇼나 드라마가 아니고 영원히 카메라가 날 비춰주지도 않음신나서 떠들 땐 박수쳐줘도 카메라 돌아가면 나한테 남은건 아무것도 없음그냥 이걸 언제 깨닫느냐인거임

만주의schd님의 댓글

  • 30 만주의schd
  • 작성일
진보라는게 현재를 부정하고 보다 이상적(이라고 여겨지는)인 뭔가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보니 지금 내 자신의 현재를 좋지 않은, 고치거나 개선되어야 할 뭔가로 여기게 하는 면이 좀 있는 것 같음. 현실이 아닌 무엇인가를 추구하다보니 자꾸 괴리와 왜곡을 만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현실을 외면하고 이상에 매달리는 것은 스트레스를 불러오고...나도 대학생때 들뢰즈가타리나 푸코 주디스버틀러 스피박 이런사람들 글 겉핥기로 야트막하게 읽으면서 뭔가 아주 탈주적이고 전복적인, 기존의 젠더관념이나 사회시스템으로부터 진정한 인간해방을 꿈꾸는...뭐 이런 이미지에 많이 매료되었었는데그런 해방자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거대한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며 나는 또 그러기에는 얼마나 형편없고 볼품없는 인간이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 떠날 수 없이 딛고 있어야 하는 현실이 얼마나 보잘것없고 비루한지...나는 얼마나 조그마한지이런것들을 느끼다보니까 그런 뭐랄까 작위적이고 왜곡된 아직은 현실이 아닌 이상을 현실에 덧씌우려는 노력들이 참 뭐라할까...싫고 어려워지더라고사회를 위해 진보적인 뭔가뭔가가 필요한건 맞지만 진보투쟁이란거 참 길 잃기도 쉽고 이상한 데로 가기도 쉽고 하는 사람들은 지치고 비뚤어지게 되고 그런듯이상향으로 링반데룽 없이 똑바로 걸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인 정말 초인적인 노력으로 끝없이 스스로를 반성해야 하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