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설날, 나는 처음으로 세배할 사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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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년째갓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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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명절은 의식에 가까웠다.
현관문을 열면 항상 집 안은 이미 사람으로 가득했고,
나는 신발을 벗자마자 누가 먼저인지 몰라 허둥대며 절부터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큰아버지, 큰이모
이름도 헷갈리던 친척 어른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고
나는 그저 시키는 대로 고개를 숙였다.
“누구한테 먼저 해야 돼요?”
어른들은 웃었고,
나는 절을 할 때마다 봉투 하나씩을 받았다.
그게 명절의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순서가 바뀌기 시작했다.
한 해가 지나고 나니 할아버지가 안 보였고,
또 한 해가 지나니 할머니가 없었다.
그 다음엔 큰아버지, 그 다음엔 큰이모
처음에는 단순히 ‘명절이 조용해졌다’고만 생각했다.
세배를 할 사람이 줄어들수록
나는 어른이 되어가는 거라고 여겼다.
올해 설날, 부모님 집에 갔을 때
나는 결국 절을 하지 않았다.
거실에는 TV 소리만 있었고
상 위에는 예전보다 훨씬 많은 음식이 남았다.
나는 문득 깨달았다.
내가 세배했던 건 사람들에게가 아니라
시간에게였다는 걸
어릴 때는 몰랐다.
왜 그렇게 많은 어른들이 한 집에 모였는지,
왜 서로를 유난히 반가워했는지
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 만남이 계속되지 않을 거라는 걸
그리고 나는 이제 안다.
사람이 사라지는 이유가 꼭 죽음만은 아니라는 것도
어떤 이는 병으로 떠났고,
어떤 이는 멀리 이사를 갔고,
어떤 이는 돈을 빌리고 돌아오지 않았다.
어릴 때는 몰랐다.
명절이 가족을 확인하는 날이 아니라
‘누가 아직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는 날이라는 걸
나는 텅 빈 거실에서 혼자 절을 했다.
누구에게 하는 절인지도 모른 채
그저
내가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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