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망한 게임 '하이가드' 개발자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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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기있는 게임쇼중 하나인 TGA의 하이라이트로 공개되자마자 수많은 비난을 받아온 게임 하이가드
개드립에 올라온 글 제목만 봐도 게임의 상태를 짐작 가능하다.
그러던 와중 해당 게임 개발자중 한명이 하이가드의 공개와 출시 이후의 상황이 어땠는지에 대한 글을 올렸는데, 여러모로 되게 인상깊어서 올려봄
글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한동안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습니다.
2025년 더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s)를 앞둔 그날은 제 인생에서 가장 설레는 날 중 하나였습니다. 2년 반 동안 하이가드(Highguard)에 열정을 쏟아부은 끝에, 드디어 세상을 향해 공개할 준비를 마쳤죠. 미래는 밝아 보였습니다. 팀이나 프로젝트에 관련된 제가 아는 모든 이들이 똑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이건 대박 예감이야(Lightning in a bottle)."
"난 이 팀을 진심으로 믿어."
"업계에서 실패를 걱정하지 않는 프로젝트가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너희 거야."
"이건 대중적인 히트작이 될 관상이야."
"이게 실패할 리가 없어."
"하루 종일도 플레이할 수 있겠어."
공개 전 내부 피드백은 중립적인 외부 채널을 통해서도 꽤 긍정적이었고, 부정적인 의견조차 건설적이며 구체적인 개선안이 포함된 것들이었습니다. 우리를 포함해 게임을 플레이해 본 사람들은 정말 즐겁게 즐겼습니다. 우리는 수익 배분(Royalties)을 염두에 두고 세워진 독립적인 자가 출판 스튜디오였기에, 우리 중 많은 이들은 이 게임이 마침내 '밀레니얼 세대의 경제적 저주'를 끊어줄 돌파구가 되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트레일러가 공개되자마자 모든 것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행사에 초청받아 긍정적인 프리뷰를 남기는 사람들의 '편향성'을 지적하길 좋아하죠. 하지만 정작 본인들의 부정적인 콘텐츠가 긍정적인 것보다 10배 높은 조회수를 기록할 때, 그들 역시 의식적이든 아니든 불성실한 방향으로 흐를 강력한 동기가 생긴다는 사실은 무시합니다.
증오는 즉각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트레일러에 대한 집단 공격(dogpiling)은 물론이고, 저 개인적으로는 트위터에서의 미숙함 때문에 비난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제 전 직장 동료들은 이전 게임들을 출시하며 이미 그런 일을 피하는 법을 배웠지만, 전 그러지 못했죠.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자,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제 '겁쟁이 같은 태도'에 대해 영상과 포스트를 올렸습니다. 이는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수백 명의 화난 게이머들이 제 답변창으로 몰려오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제가 게임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을 비웃었고, 맥도날드 입사 지원서나 준비하라고 조롱했습니다. 제 프로필에 자폐증(autism)이 있다고 적어둔 것을 비웃으며, 그것이 이 게임이 'PC주의 쓰레기(woke trash)'가 될 증거라고 떠들어댔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정서적으로 너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하이가드의 트레일러, 마케팅, 그리고 출시에 대해 할 수 있는 건설적인 비판은 많고 이미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제가 그것을 논할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더 게임 어워드의 트레일러 배치 덕분에 쏟아진 그 엄청난 관심이 없었다면 출시 상황이 더 나았을지 나빴을지 알 방법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시작부터 조롱거리가 되었습니다. 주된 이유는 수백만 달러짜리 광고 슬롯을 샀다는 잘못된 추측 때문이었고, 심지어 유명 기자들조차 이를 사실처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단 몇 분 만에 결론이 나버렸죠. 이 게임은 출시되기도 전에 '사망 판정'을 받았고, 크리에이터들에게는 한 달 치 '조롱' 콘텐츠가 거저 생겼습니다. 소셜 미디어의 모든 영상은 비추천 폭탄을 맞았습니다. 댓글창은 "콘코드 2", "이걸 만들려고 타이탄폴 3를 죽였다니" 같은 복사 붙여넣기 식의 밈으로 도배되었습니다. 출시 직후, 플레이 시간이 1시간도 안 되는 유저들로부터 14,000개가 넘는 리뷰 테러를 받았습니다. 그중 다수는 필수 튜토리얼조차 끝내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하이가드(Highguard)', '컨코드', '2XKO' 같은 게임에 대한 온라인 토론을 보면, 게이머들은 개발자들이 실패의 책임을 유저 탓으로 돌린다고 비판하곤 합니다. 유저들에겐 아무런 힘이 없다는 듯이 말이죠. 하지만 그들은 힘이 있습니다. 아주 강력한 힘이죠. 우리의 실패가 전적으로 게이머 문화 탓이라거나, 부정적인 여론이 없었다면 게임이 대성공했을 거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 여론이 분명히 한몫을 했습니다. 모든 제품은 소비자의 변덕에 좌우되기 마련인데, 이번에 소비자들은 하이가드를 비방하는 데 비정상적일 만큼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리고 그 전략은 통했습니다.
이제 와일드라이트(Wildlight)의 전직 개발자 중 다수는 게이머들이 비난했던 그 '기업형 산업'의 품으로 다시 흡수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누군가 대기업의 '황금 수갑'을 벗어 던지고 인디 방식으로 새로운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만들려고 할 때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겠죠. "게이머들이 와일드라이트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았던 걸 기억해?" 이런 패턴이 계속된다면, 적어도 멀티플레이어 게임 업계에는 대기업들만 남게 될 것입니다. 혁신은 이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처지입니다.
설령 하이가드의 시작이 불안정했을지라도, AI도 없고 기업의 간섭도 없이, 그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 했던 열정적인 사람들이 모인 우리의 독립적이고 자가 출판된, 개발자 중심의 스튜디오는... 이런 결과보다는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었습니다. 적어도 우리의 몰락이 타인에게 즐거움의 대상이 되지는 말았어야 했습니다.
와일드라이트에 남은 소수의 동료에게 행운을 빌며, 하이가드가 이 난관을 잘 헤쳐 나가길 바랍니다. 저는 여전히 이 게임을 믿고 있으며, 서브레딧, 디스코드, 트위치, 소셜 미디어에서 여전히 우리를 지지해 주는 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이 모험이 갑작스럽고 감정적으로 힘든 결말을 맞이했지만, 단 1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건 실제 게이머들의 평가와 개발자 내부에서의 평가간의 괴리였음. 개발자들 본인은 진짜 자신들이 만든게 대작이라고 믿었다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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