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케이크 구매가 추억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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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케이크 구매가 '한심하다'구요?…추억이 됐습니다 [기사 ASMR] : 네이트 뉴스
새벽에 일어나 아침 5시 58분 KTX 열차를 타고 갈 때만 해도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양손에 케이크를 들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도 그 생각은 완전히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성탄절인 25일 이틀간 경험을 통해 그 생각을 바로 잡기로 했습니다.
취재의 출발점은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라는 궁금증 때문이었습니다.
기사 댓글도,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이런 반응이 적지 않았습니다.
대기줄에 선 이들을 '거지', '중국인', '노예'라는 표현을 써가며 몰아가거나 집단적으로 바다나 절벽에 떨어져 자살하는 '레밍스'에 빗댄 것도 여기서 비롯한 듯 합니다.
대기하는 행동 자체를 '미개하다'거나 '냄비근성'이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가지가지 한다', '시간 안 아깝냐', '안 먹으면 죽냐'며 한심하게 평가하는 글들도 꽤 많습니다.
고백하자면, 줄 서 있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취재 때문'이라는 자기 위안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대기줄에 서 있던 시간이 지날 수록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줄 서 있는 사람들과 일면식도 없는데 공감대를 형성하며 묘한 전우애를 느꼈습니다.
줄을 서게 된 각자의 사연도 소중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70대 남성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미국에서 한국으로 여행 오는 손녀를 위해 대기줄에 섰습니다.
이 남성은 "살면서 뭘 먹으려고 줄을 서는 건 처음"이라며 "손녀가 한국 오기 전부터 여기 얘기를 하길래 왔다"고 기대감을 전합니다.
대기 자체를 즐거운 경험이라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남은주씨 얘깁니다.
남씨는 "대전에 사는 사촌 집에서 하루 전에 와서 자고 여기 같이 왔다"고 말합니다.
"한심하게 안 보인다"며 '한심하다'는 부정적 댓글에 대신 옹호해 주는 댓글은 묘한 위로가 됩니다.
이 네티즌은 "줄 서는 것도 재미고 추억이다. 매일 저렇게 하지는 못하지만, 한 번쯤 줄 서서 즐겁게 케이크 사서 들고 가는 발걸음도 다 추억이 된다"고 응원합니다.
두 개의 케이크 중 하나는 24일 회사 동료와 다른 하나는 25일 가족들과 함께 나눴습니다.
케이크를 포장 박스 안에서 꺼내는 순간 환호성과 함께 모두가 카메라를 꺼냅니다.
K-회식의 정점을 찍는 시간이었습니다.
먹는 내내 대기줄에 선 걸 무용담처럼 말하고 모두가 웃습니다.
또 다른 댓글 "새벽에 빵 사러 줄서는 거 자체가 추억이고 어렵게 구한 거, 가족이 맛있게 먹고 나~중에 빵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서 줄섰다고 추억삼아 얘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말이 바로 실현되는 듯 합니다.
이쯤되면 가성비에 가심비 모두 최고입니다. 한 사람 고생해서 모두가 행복하니까요.
"도대체 왜"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취재는 행복을 추구하는 저마다의 방식을 인정해 주는 경험으로 마무리 되는 듯 합니다.
비난의 '악플'이 의도와 달리 칭찬이 되는 놀라움도 경험합니다.
"대전 사는 사람들은 이해 못하는 신드롬", "(줄을 서는) 저 짓거리하는 인간들 100% 타지인들"이라는 댓글은 성심당 덕에 외지인들이 대전을 찾아 돈을 쓰고 간다는 말로 풀이됩니다.
말 그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됐다는 뜻이겠지요.
지하상가에 줄 서 있을 때 상점 주인들이 민원을 넣었다는 말이 들려왔지만, 대기 중 문을 연 지하상가 상점에서 커피를 사서 마시고 비가 오니 우산을 사기도 합니다.
일행이 있는 사람들은 교대로 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도 합니다.
하나의 빵집도 나라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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