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그날, 가장 안 통한 것은 내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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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2 야니네코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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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세종시의 한 아파트 건축현장으로 발령받아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현장은 세종에 있었지만, 숙소는 공주에 있는 회사 소유의 아파트였다.

낮에는 세종에서 아파트를 짓고, 저녁이면 공주에 있는 아파트로 돌아왔다.

한 도시에서는 건설기술인이었고,
다른 도시에서는 잠시 머무는 외지인이었다.

당시 나는 겨울철만 되면 다리 쪽에 정전기가 유난히 심하게 일어났다.

바지가 다리에 달라붙어 쫄바지처럼 변했고, 무언가를 만질 때마다 작은 전류가 몸을 관통했다.

그래서 정전기 방지 팔찌를 하나 샀다.

제품 이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정전기가 안 통한다’는 취지의 이름이었고, 쿠팡에 널린 그런 상품이었다.

원래 팔에 차는 물건이었지만 정전기가 주로 다리에서 발생했으므로, 나는 그것을 발목으로 옮겼다.

지극히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불이 난 곳에 소화기를 가져가고,
물이 새는 곳에 양동이를 놓듯,
정전기가 발생하는 곳에 정전기 방지 팔찌를 찼다.

내게 그것은 특별한 물건이 아니었다.

그저 바지가 쫄바지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생활용품이었다.

어느 날 저녁, 나는 숙소 아파트 1층 놀이터 앞 벤치에 앉아 친한 직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함께 저녁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뛰어놀았고, 나는 오늘 무엇을 먹을지만 생각하고 있었다.

평범한 저녁이었다.

적어도 여러 명의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나를 둘러싸기 전까지는 그랬다.

처음에는 나와 관계없는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점점 가까이 다가왔고, 급기야 내가 자리를 떠나지 못하도록 붙잡기 시작했다.

나는 영문을 몰랐다.

누군가의 주차 자리를 침범한 것도 아니었고,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시비가 붙은 것도 아니었다.

그날의 나는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무해한 형태로 저녁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뒤, 그들이 나를 붙잡은 이유를 말했다.

“애들 많은 데서 전자발찌 찬 사람이 어슬렁거린다고 경찰에 신고했어요.”

전자발찌.

그 단어를 듣는 순간에도 나는 상황을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살면서 내가 전자발찌를 찼다고 오해받을 가능성을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급히 바짓단을 걷어 올렸다.

“이거 정전기 방지 팔찌예요.”

그들은 믿지 않았다.

“진짜 정전기 때문에 찬 겁니다.”

그래도 믿지 않았다.

내가 설명할수록 그들의 경계심은 오히려 깊어졌다.

누군가는 경찰을 불렀으니 가만히 있으라고 했고, 아저씨들은 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나를 거의 체포하듯 붙잡고 있었다.

그 제품이 약속한 것은 정전기가 통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날 정전기가 통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내 말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잠시 뒤 경찰이 도착했다.

나는 이제 국가가 나의 발목과 결백을 함께 확인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경찰은 신분증을 확인하더니 물었다.

“주소지는 포천인데 왜 여기 계세요?”

나는 세종시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고, 회사 숙소가 공주에 있어서 이곳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순간 내 삶의 이동 경로 전체가 하나의 해명 자료가 되었다.

포천에 주소를 둔 사람이
세종에서 아파트를 지으며
공주의 아파트에서 생활하다가
저녁밥을 먹기 위해 놀이터 앞 벤치에 앉아 있었고,
다리에 정전기가 많이 일어나
정전기 방지 팔찌를 발목에 찼을 뿐이었다.

설명하고 보니 나조차도 조금 복잡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사실이었다.

경찰이 신원을 확인하고 상황을 설명하자, 그제야 주민들도 자신들이 오해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저씨와 아주머니들은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그제야 긴장이 풀렸다.

그리고 이상하게 눈물이 흘렀다.

나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지만, 한동안 내가 죄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했다.

억울함이 목까지 차올라 제대로 말하기도 어려웠다.

내가 계속 울먹이자 주민들은 더욱 미안해했다.

경찰도 마음이 조금 불편했는지 돌아가기 전 내게 조언을 남겼다.

“요즘 세상이 무서우니까 발 쪽에는 되도록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그 말은 법률적 조언도 아니었고, 정전기 예방수칙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날의 상황을 종결하기에는 가장 적절한 말이었다.

나는 정전기를 막기 위해 팔찌를 발목에 찼다.

주민들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나를 붙잡았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모두가 나름의 선의를 가지고 움직였지만, 그날 마지막까지 남은 것은 주민들의 미안함과 나의 억울함뿐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팔찌를 팔에 차는 사람이 되었다.

정전기가 다리에서 발생하더라도 팔찌는 팔에 찼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 자리에서 해결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형은 때때로 진실보다 빠르며,
오해는 해명보다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날 내 발목에 찬 것은 전자발찌가 아니었다.

과학이었고,
생활의 지혜였으며,
바지가 쫄바지로 변하는 것을 막으려는 한 사람의 소박한 노력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것을 알아보기 전에 경찰부터 불렀다.

죄를 짓고 살면 안 된다.

평생 과태료 한번 걸린적 없고 죄가 없어도 이렇게 잘 걸리는데, 진짜 죄를 지으면 얼마나 빨리 잡히겠는가.

죄 짓고 살지는 맙시다!

 

 

 

 

 

 

https://humoruniv.com/pds142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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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서리꽃이핀다님의 댓글

  • 51 서리꽃이핀다
  • 작성일
아니 ㅅㅂ 팔찌가 ㅋㅋㅋ

연골어류님의 댓글

  • 55 연골어류
  • 작성일
팔찌를 발찌로 찼으니...

한가롬님의 댓글

  • 48 한가롬
  • 작성일
저건 주민들한테 사과해라

Alphalak님의 댓글

  • 26 Alphalak
  • 작성일
이건 억울해라 그냥ㅋㅋㅋㅋ

We님의 댓글

  • 28 We
  • 작성일
ㅋㅋㅋㅋㅋ

즐겁다콘땜에가입님의 댓글

  • 51 즐겁다콘땜에가입
  • 작성일
그냥 풀어서 만져보라고 하면 되는거 아님?

눈팅하러가입함님의 댓글

  • 16 눈팅하러가입함
  • 작성일
??? : 범죄자가 발찌풀고 도망가려고 했다니깐!!!

타카네다이스키님의 댓글

  • 11 타카네다이스키
  • 작성일
???: 범죄자가 자기 다리도 만져보라 했어요

BigJay님의 댓글

  • 43 BigJay
  • 작성일
아니 미친놈아 ㅋㅋㅋㅋㅋㅋ

파라말아이솔님의 댓글

  • 35 파라말아이솔
  • 작성일
생활의 지혜가 아니라 생활의 어리석음 이겠지..

csw8815님의 댓글

  • 14 csw8815
  • 작성일
허벅지에 차지

아쿠아콜라님의 댓글

  • 60 아쿠아콜라
  • 작성일
넌 그냥 억울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대카사님의 댓글

  • 29 해대카사
  • 작성일
근데 경찰은 보자마자 전자 발찌 아닌거 알았을텐데주소지는 머하러 물어봄

Jabberwocky님의 댓글

  • 13 Jabberwocky
  • 작성일
신고는 들어왔고 경위서는 써야해서

TS콧수염미소녀님의 댓글

  • 15 TS콧수염미소녀
  • 작성일
지가 오해하게 해놓고 뭔 억울해하고 있냐 ㅉㅉ

워프레임다시하면내가사람이아니라개다님의 댓글

  • 10 워프레임다시하면내가사람이아니…
  • 작성일
아이씨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랑1님의 댓글

  • 27 파랑1
  • 작성일
지가 병신짓 했네

곧휴가철이다님의 댓글

  • 69 곧휴가철이다
  • 작성일
이거 실화인데,약간 클럽 비슷한 음식점임. 밥도 먹고 술도 먹고 클럽노래도 틀어주는그런 곳인데, 문신충들 대거 등장함.  옆 테이블이랑 시비 붙었는데,뒤에서 술드시는 아저씨 한분이 " ㅅㅂ새끼들아 술처먹으로 왔으면 조용히 못하나 "이렇게 이야기 하니까 문신충들 우르륵 몰려가서 큰 사고 나겠다 했는데그 아저씨가 갑자기 바지 걷어 올리니까.. 애새끼들 그것(전자발찌) 보더니 졸라 쫄아서..도망감.사람들이 소근 거리는데, 아는 형이 하는 이야기가 .. 저새끼랑 (전자빨찌찬 아저씨) 저기 싸움나거나 문제 생기면,경찰이 5분도 안되서 여기로 온다고, ㅋㅋ  무서워서 도망 간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