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최악의 용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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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9일이생일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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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는 나약하기 그지 없었어요."
"검을 처음 잡아 본 듯 손에 굳은 살도 하나 없던 것부터 짐작하기는 했는데, 그 흉측한 자세는 도저히 전설의 검을 휘둘렀다고 볼만한 게 아니었어요."
"몽둥이를 휘두르는 뒷골목 왈패조차 그보단 나은 자세였겠죠."
"하, 지금 생각해도 한심하기 그지 없더군요. 대체 저딴 것을 어찌하여 택한 것인지..."
"그래서인지 미련하게 용사는 계속 검을 휘두르더군요."
"당장에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간임에도 여전히 검을 휘두르고 있었죠. 낮이고 밤이고."
"새하얗던 손이 까맣게 타고, 부르트고, 못생겨질 때까지 말이죠."
"겨우겨우 쓸만해진 시점에서야 우린 길을 떠났죠."
"아니, 쓸만해졌다는 말도 이상하네요. 여전히 1인분도 못하지만 저와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서 간신히 제 몫 정도는 한다고 해야겠어요."
"헌데 여전히 용사는 멍청하기 그지 없었어요."
"글도 몰라서 제가 사인하라는 대로 읽지도 않고 사인하더군요."
"거기에 뭐가 적혔는지도 모르고, 기껏 제가 설명해주면 똑바로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말이죠."
"우리 파티의 여정, 시간, 계약, 보상분배, 사후처리... 그외에 여러 사안을 설명을 해줘도 자긴 모르겠다며, 나보고 알아서 해달라고 말이죠."
"멍청한 용사라니까요? 제가 조항 건드리면 그 용사는 평생 노예 행이라니까요? 아니, 노예에서 그치면 다행이겠죠."
"에휴, 그러니까 매번 다른 마을과 도시를 거칠 때마다 사기를 당해 저한테 풀이 죽어 돌아오고 말았죠."
"그 뒷처리는 결국 다 제 몫이었고요."
"거기에 용사는 꽤 호색한이었어요."
"제가 매번 잡아놔서 다행이지 어디 마을에 갈때마다 무희나 창관에 시선을 주다가 들킨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니까요?"
"진짜. 웃겨가지고. 어떻게 이런 인간이 용사란 말이죠?"
"그리고 전 용사를 볼 때마다 화가 났어요."
"전 성녀가 되어 어릴때부터 놀기는커녕 온갖 교육을 받느라 머리가 터지는 나날만을 보냈어요."
"다른 성녀 후보자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못해 궁중암투나 마찬가지였던 생활이었고, 성녀가 되고 나서도 부패귀족 못지 않은 돼지 같은 주교들의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칼을 뽑아 대머리로 갈아버리는 나날도 매일 같이 이어졌으니... 하하호호 웃는 일상은 제게 먼 이야기였죠."
"그런데 이 멍청한 용사는 그저 선택 받았다는 이유로 벼락출세를 해선 어깨를 들썩이네요."
"그런 꼬락서니를 보고 있으면... 뭐 같잖다는 생각만 들었죠."
"용사는 미련하기 그지 없었어요."
"전장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나날에도. 인간과 마족이 서로 공존하고 존중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움에도, 멍청하게 자비를 베푼다던지 기회를 준다던지.... 결국 그러다가 아군이 죽고 말았음에도 용사는 도통 포기를 못하더군요."
"결국 화가 나서 저는 용사에게 손찌검을 하고 말았죠. 정신차리라며, 아직도 여기가 당신이 뒹굴던 산골 마을인 줄 아냐면서... 아마 용사에게 화를 그렇게 낸 건 그때가 처음이었겠네요."
"제게 얻어맞았음에도 용사는...... 하, 오히려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되었죠."
"다시 생각해도 참 엿 같네요."
"그래요. 용사는 여전히 포기를 못한 모양인지 인류의 적이라는 마족에게 꽤 여러번... 자비를 내리더군요. 전장에서 싸우는 군단이나 왕급에겐 맞서도 어린 것들에게는 차마 검을 휘두르지 못하고 보내버리고... 하, 그것들은 결국 이를 갈며 우리에게 칼을 들이밀 것인데..."
"사실 전 그때부터 저는 이 용사를 포기했답니다."
"머리가 없는 것인지 학습이 되질 않고. 전장에서 여전히 꽃밭이나 찾으며, 멍청하게 사람 좋은 얼굴이나 하고 다니다가 같은 인간에게 눈탱이를 처맞아도 변하는 게 없잖아요?"
"그래서 전 언제 뒤지나 한 번 보자며 내버려뒀죠."
"그런데 죽질 않더라고요."
"도통 죽질 않아요."
"1인분도 못하던 나약한 것이 어느새 혼자서도 검을 휘두르고, 전장에 휘둘리던 인간이 오히려 전장을 좌지우지하기 시작하고, 위기라고 생각하던 때에는 그 멍청한 자비를 받았던 어느 마족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나고, 미련하고 어리석은 짓거리는 또 제가 수습해야 하고."
"하... 그렇게 죽질 않고 계속 나아가더군요."
"나아가고, 나아가고, 또 나아가다가."
"어느덧 우리는 끝에 이르렀어요."
"끝에 이르렀으니. 남은 것은 베는 것."
"마왕을 베고 나니 남은 것은 우리의 역할은 끝이 났죠."
"그래서 돌아왔어요."
"돌아와서 아무도 손을 흔들어주지도 않고, 화관을 씌워주지도 않더군요."
"뭐, 어쩌겠나요. 이렇게 될 줄 알았어요. 그에 대한 대비도 나름대로 하기는 했고..."
"애초에 왕국이라는 것들이 용사를 진정으로 용사라고 여겼겠어요? 좋게 말해서 과거의 유물에 선택받은 비대칭 전력, 나쁘게 말하자면 통치와 전통성을 해치는 불순물이죠."
"저는 이렇게 될 줄 알았음에도 그를 데려갔고, 함께 한 이들도 대체로 짐작 정도는 했을 거에요."
"그런데 이 미련하고 멍청한 용사는 끝까지 모르던 눈치더군요."
"하, 멍청하긴. 그는 여전히 멍청했습니다."
"그런데 웃기죠. 그는 전혀 몰랐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그 촌구석 동네로 돌아갔죠."
"용사라는 게 그냥 돌아가버리는 건 왕국에서도 솔직히 예상을 못했나봐요? 여전히 불안했는지 그를 찔러대고, 찔러대는 것도 모자라 깎고, 폄훼하고, 비하하고, 압박까지 넣더군요."
"아마 불안했겠죠. 정말로 포기한 건지, 아니면 마왕을 죽였다는 것이 거짓말인 건지.... 아니, 지금 생각해보니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랬는지 모르겠네요."
"헌데 이 개멍청한 용사는 또 멍청하게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넘기고, 멍청한 왕국은 구원자조차 몰라보고 후안무치하게 지랄을 하고."
"하, 그 꼬락서니를 보고 있으니... 전 웃음만이 나왔답니다."
"그러다가 결국 일이 났죠."
"평화에 오래 찌들어 있으면 역풍을 맞을 각오도 해야 했죠."
"무언가가 다시 돌아오고, 무언가에 의해 전쟁이 일어났고, 어떠한 비극이 또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멍청한 용사는 다시 한 번 검을 들었죠."
"용사가 나서니 어쩌겠나요."
"저도, 마녀도, 다른 녀석들도 함께 해야죠."
"또 미련하고 멍청하게..."
"다시 생각해보니 가장 미련하고 멍청한 건 저네요. 알면서도 함께한 제가 제일 멍청했어요."
"그리하여... 뭐, 긴말하지 않을게요."
"저는 여전히 이렇게 생각한답니다."
"용사는 멍청했어요."
"용사는 미련했어요."
"용사는 답도 없이 어리석고, 나약했으며, 학습능력도 없었어요."
"그는 최악입니다."
"날 두고 간 그는 최악의 용사였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돌아와요."
제발.
돌아와서 날 꾸짖어주세요.
그 미련한 표정으로, 멍청하게 웃는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돌아와달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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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com님의 댓글
-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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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한 용사의 이야기...그 이야기는 단순하게 전 성녀의 시점에서 진행되었다.엄청 위대하지도 그렇다고 엄청 별볼일 없지도않은성녀로써의 그녀에게만 위대했던 용사는지금 어디있는가..지금도 그의 존재를 자그마하게나마 성검으로 느끼게 된다.발두르력 743년 겨울의 봄기자 [마르티네스]
오늘도야근이다님의 댓글
- 오늘도야근이다
- 작성일
딴데갔어? 그럼 다시 소환해야지 ...
세무라이님의 댓글
- 세무라이
- 작성일
하루종일 집구석에서 이딴거 쓰면 자괴감 안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