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온라인 도박 시장 개방… 해외 기업 독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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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정부가 온라인 도박을 합법화하고 오는 2026년 2월부터 15개의 온라인 카지노 라이선스를 발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외 대형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 현지 사업자들이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뉴질랜드 내무부 브룩 반 벨덴(Brooke van Velden)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뉴질랜드의 온라인 도박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주로 해외 사업자들이 라이선스를 취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정부가 경매 방식으로 3년 유효의 라이선스를 발급할 예정이며, 이후 경쟁을 통해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할 수도 있다. 또한 승인 없이 뉴질랜드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카지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는 최대 500만 뉴질랜드달러(약 40억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현지 주요 도박 사업자인 스카이시티(SkyCity) 카지노와 TAB는 정부의 시장 개방 정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보공개법(Official Information Act)을 통해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두 업체는 정부에 라이선스를 5개로 제한하고 현지 법인을 보유한 기업에만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카이시티는 “외국 기업이 뉴질랜드 지사를 통해 라이선스를 확보하면 온라인 카지노 수익이 해외로 빠져나가 뉴질랜드 내 과세가 어려워진다”며 “뉴질랜드에 본사를 둔 기업에만 라이선스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AB 경영진 역시 “10개 이상의 운영자가 시장에 진입하면 뉴질랜드 도박 사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해외 대기업과의 경쟁으로 인해 기존의 경마 및 스포츠 도박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신규 온라인 카지노 사업자들에게 지역사회 기금 조성 의무를 부과하지 않은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뉴질랜드의 로또(Lotto), TAB, 오프라인 슬롯머신(Class 4 pokies) 사업자들은 일정 비율의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해야 하지만, 이번 온라인 도박 규제안에서는 이러한 의무 조항이 빠져 있다. 마틴 치어(Martin Cheer) 퍼브 채리티(Pub Charity Ltd) 대표는 “현재 오프라인 슬롯머신 수익의 100%가 지역사회에 기부되지만, 온라인 카지노 사업자들은 아무런 기부 의무가 없다”며 “이로 인해 지역 응급의료 서비스나 스포츠 클럽 등 공익 단체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내부 문건에서도 이러한 우려가 언급됐다. 2024년 11월 작성된 내각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기부 의무를 없앤 것이지만, 이로 인해 기존 TAB NZ와 로또 수익이 줄어들면서 지역사회 기금도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반 벨덴 장관은 국내외 기업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뉴질랜드 기업을 우선시하는 것은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뉴질랜드에 오래된 기업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더 나은 운영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목표는 추가 세수 확보가 아니라 불법 온라인 도박을 규제하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는 12%의 도박세를 부과할 경우 연간 1억7900만 뉴질랜드달러(약 1,400억 원)의 세수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으나, 반 벨덴 장관은 “초기 연간 세수는 약 1,300만 뉴질랜드달러(약 100억 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뉴질랜드 정부가 온라인 도박 시장을 개방하면서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해외 기업의 시장 독점 가능성과 지역사회 기금 감소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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